가족여행(처가)

크루즈 여행 후기

juni87 2010. 5. 23. 11:32
크루즈 여행 상품의 90%이상이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그 쪽 지방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겠지만, 그 보다는 그 쪽 사람들이 크루즈를 탈 만큼 잘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장사를 하려면 고객이 있어야 하는데...
크루즈 장사를 하려니, 유럽이나 미국 같이 국민소득도 높고, 사람들이 돈도 잘 쓰는 그런 지역에서 하는게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그 쪽에서 성황인 것이다.

언제부턴가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고,
13억 인구를 등에 업은 생산동력을 이용해서 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것은...
한중일 크루즈 여행의 시작과 끝이 중국이라는 점에서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중국 덕분이건 그렇지 않건...
이번 크루즈 여행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가족에게 참으로 새로운 경험을 준 이벤트 였다.

7명이라는 3대에 걸친 식구가 한 배를 타고 8일간이나 여행을 했다는 것도 새로웠고,
7명이 해외 여행을 7박 8일로 다녀오는데 들어간 총 비용이 천만원이 안된다는 것도 놀라웠다.
또, 3대에 걸쳐 분산된 이질적인 관심과 흥미들이 크루즈라는 배 안에서 목표점을 찾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대부분의 승객이 60대 이상의 실버세대라는 점이,
어쩌면 3,40대의 중년은 돈 때문이 아니라 시간 때문에 이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역설적으로 앞으로 고령인구가 늘어날 한.중.일 세나라의 상황을 보았을 때,
크루즈 관광산업은 앞으로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크루즈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크루즈 산업이 북미의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이며,
앞으로 7,80%까지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단다.

과거에는 부자들이나 할 수 있는 여행이라고 생각한 크루즈...
멀리 지중해나 캐리비언을 가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크루즈...
그것을 이렇게 비행기 타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나와 내 사랑하는 가족이 즐길 수 있었다는 데에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느낀다.

고쳐야 할 점도 많았다.
한국 승무원이 곳곳에 있기는 하였지만, 대부분 외국 사람인 관계로 외국어에 스트레스를 받는 어르신들에게는 불편함이 많았다는 것,
외국 승무원들이 왠지모르게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얕잡아보는 듯 한 인상이 있었다는 것,
많이 지쳐서 그렇겠지만, 생각보다 딱딱한 승무원들의 친절도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었다.
특히, 아이폰 충전기 불량으로 물품을 반품하던 나를 황당하게 했던 면세점의 직원의 불친절을 넘어 '승객 우롱' 수준의 호전적 행위는..
나의 레전드에 대한 좋은 기억을 모두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냥 미친 개 한마리 있더라고 생각하며 잊으려 하지만, 다시 그런 일이 있다면 절대 RCI는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제 시작인 사업이니,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왜 한국의 크루즈 선사는 없을까?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에서 준비하고 있을까?
선박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감히 엄두를 못내고 있을까?
국가적으로 추진해도 될 것 같은데... 국내 조선업게의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서라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 크루즈선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내가 하고 있는 조선IT 분야에도 활용하려고 한다.

아무튼, 꿈 같던 7박 8일은 "횡~!!"하니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첫날 노트북을 잃어버린 덕택에, 한 참 뒤에 기행문을 작성하면서...
기억도 가물가물하여 이야기가 반복되고, 뒤섞인 면도 있다.
비슷한 패턴으로 8일을 보낸 부작용이려니 싶다. ㅎㅎ

다음에 언제 또 크루즈를 타볼까나?
언젠가 그날은 올 거라고 믿고, 힘내서 살아보자.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