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드컵 시청 관계로 거실에서, 아내와 아이들은 침대가 있는 침실에서 잠을 자고.. 이번 여행에서의 두번째 날이자, 사실상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어나서 거실에서 노닥거리다가 거실 밖에 뚜렷하게 나타난 무지개를 솔이가 발견하고 소리를 쳤다. 뚜렷하고, 예쁜 무지개 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무지개를 본 일이 언제였던가 싶다.
<뚜렷하게 보이는 무지개>
비가오고 우중충한 날씨가 때로는 좋은 것도 구경시켜주는 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에서 보낼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서둘러서 씻고, 아예 나갈 준비를 해서, 조식 뷔페를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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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콘도의 아침 뷔페는 나름 괜찮았다. 단, 사람이 좀 많아서, 줄을 서서 먹어야 했다는 것이 옥의 티라면 티... 그래도, 입구에서 좌석에 따라 사람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서.. 북적거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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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침을 먹고 우리가 향한곳은 '트릭아트뮤지엄'.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놓고, 사진을 찍게 해 놓았다는 테마전시관이다. 여기서 찍은 사진 중, 골라낸 베스트 사진은 무려 70여장.... 이걸 여기에 어떻게 보여야 하나... 여러가지로 고민되는 부분이다. ㅡ.ㅡ;;
먼저 입구 옆에 있는 휴게실에서 잠시 쉬면서 찍은 사진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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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휴게실 중.. 이번엔 가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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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아트뮤지엄에는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알만한 그림들이 여러가지 트릭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트릭의 대세는 3D였다. 그런데, 그림의 문외한인 나이기에 다들 유명한 그림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나같은 왕초보를 겨냥한 무명 그림의 트릭들은 없었는지.. 그건 알 수 없다. ㅡ.ㅡ;
찍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다보니, 소은이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소은이의 드러나지 않았던 하나의 재능은 아닐까? ㅎㅎㅎ
모든 사진을 여기에 기록하는 건 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연출된 사진 몇장을 슬라이드로 모아본다. 먼저 가로 사진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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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세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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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릭아트뮤지엄에서 나온 시간은 대략 2시...(확실치 않다. ㅡ.ㅡ) 여튼, 아침을 뷔페로 이빠이~ 먹고 나온 우리는... 집에가서 쉬자는 나, 솔이, 소은이의 의견을 완적히 묵살한 아내의 의견에 따라.. 소리섬 박물관으로 향했다.
다시 중문으로 차를 몰면서 잠이 너무 쏟아져서... 소리섬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차에서 먼저 잠을 좀 자고.. 아내와 솔이, 소은이만 박물관에 먼저 들어갔다.
한산한 박물관... 주말이고 비오고 우중충한데도 그 정도로 한산한 걸 보면... 아마 조만간에 박물관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사진기까지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서.. 남은 사진도 없다. 아이폰으로 동영상과 사진 몇장 찍었지만.. 그닺... 올리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다 보고 나와서.. 밖에서 찍은 사진 두 장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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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점심을 먹지 않은 것은 아침을 많이 먹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저녁에 갈 식당을 배려(?)한 공복감 극대화 전략(?)의 하나이기도 했다. 흠흠..
일주일전에 제주도 출장을 다녀온 우리팀 이용귀씨의 강력 추천으로 알게된 '말고기 집'을 가기로 했다. 소리섬박물관에서 나온 우리는 차를 몰고, 'THE 메밀촌' 이라는 식당이 있는 제주시로 향했다.
말고기... 익숙치 않은 메뉴. 사람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는 왠지모를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다. 평소에 먹는 음식으로 치부하지 않았던 음식일 경우, 그 거부감은 더욱 크다. 말고기도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음식이기도 하면서,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음식이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맛있게 잘 먹었고, 아이들도 아주 좋아했다. 1인당 3만원이라는 액수가 작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사시미, 육회, 로스, 찜, 샤브샤브로 이어지는 코스요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 음식의 세계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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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틀 연속 화려한 저녁 만찬을 즐긴 우리는.. 곧바로 우리의 베이스캠프인 한화콘도로 향했다.
5.
제주도를 갈 때마다 느끼는 불가사의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중 하나.. 그것은 바로 날씨의 변화무쌍함이다. 섬 주위를 뺑~ 둘러서 차를 몰아도 3시간이면 충분한... 날씨 좋은 날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한 눈에 섬 전체가 보일만한 작은섬 제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 중앙, 동, 서, 남, 북의 날씨가 같은 곳이 없을 만큼 천차만별이다... 높은 산 하나가 만들어내는 자연의 예술일까?
아침에 나와 트릭아트뮤지엄을 구경하고 중문으로 향할 때 까지 우리를 둘러싼 날씨는 짙은 안개와 안개비 였다. 중문에 갔을 때는 낮은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 그리고, 제주시의 식당에 도착할 때는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는 신선한 날씨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화콘도에 돌아 왔을 때는... 뭐라 표현하기 힘든... 묘한 날씨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저녁도 배부르게 먹었겠다.. 석양이 찬란하게 비치는, 그리고 그 묘한 날씨가 신비로운 한라산 자락의 경치를 음미하기 위해서 우리는 산책을 하기로 했다.
우리를 산책으로 유도한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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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인증 샷... 가로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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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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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 날 저녁에는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전이 있었다. 지친 나는 축구가 시작할 때까지 잠을 자고, 아내와 솔이, 소은이는 축구 시작할 때까지 응원하면서 놀고... 축구가 시작되나 나는 일어나 축구를 보고, 나머지는 잠을 자는... 희한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ㅡ.ㅡ;;
결과는 우리나라의 2:1 패배였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새벽에 우루과이는 8강전을 치르고, 4강엘 진출했다. 16강에서 우리나라에게도 다 진 경기, 운좋게 이겨서 진출하더니.. 오늘도 정말 0.1%의 확률을 뚫고 4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가지는 해프닝의 주인공이 되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을 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