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보니, 이모께서는 이미 가게로 나가시고 안계셨다. 7시경에 전화를 하셔서, 가게에 나와서 밥을 먹으라고 하신다. 아침에 산악회 사람들과 만나는 약속이 있으셔서, 시간에 맞추어 우리가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을 서둘러 깨우고, 잠자리 정리하고, 부지런히 가게로 향했다.
가계에는 아침일찍 전복을 사다가 이모가 준비하신 전복죽이 준비되어 있었다. 맛있는 전복죽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이모부, 이모는 산행을 하러 떠나시고, 우리는 다시 증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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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안 생태 갯벌 센터
증도로 향하다가... 와이프의 세발낙지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에... 갯벌체험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찰라.. 무안생태갯벌센터가 있다는 이정표를 보고, 무작정 그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곳은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아니라.. 그냥 갯벌생태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근처에 있다는 체험장에 연락을 해 보았으나, 오후 3시경이 넘어야 할 수 있다는 말에.. 시간도 어정쩡하고, 내리쬐는 햇볕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고 해서, 박물관이나 가자는 생각에 센터로 들어갔다.
날은 정말 좋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대전에는 계속 비가오고 흐렸다고 하던데.. 이번 여행은 정말 날씨가 죽여주게 받쳐주었다. 덕분에 피부색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내의가 하나 생겨버리기는 했지만... ㅎㅎ
갯벌센터 내부는 그리 뛰어나지도,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So~so~ 수준이었다. 들어가자 10분짜리 3D 영화(?)를 틀어주어 수많은 장둥어와 농게가 살고 있는 서해안 갯벌의 모습을 알게 해주었고, 몇개의 관에 낙지, 농개, 짱둥어의 사는 모습을 알 수 있게 하는 전시물들이 있었다. 실내에서 한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갯벌위로 놓여진 나무 다리를 걸으며 뻘에서 살아가고 있는 짱둥어와 농개들으 보면서 사진도 찍고 산책을 했다. 날이 너무 좋아서, 선글라스를 끼고 걸어야 할 정도 였다. 그래도, 오전이라서 그런지 햇볕이 살인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차를 타고 증도의 민박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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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증도로...
생태갯벌센터에서 잘 구경하고, 여유를 만끽한 후, 우리는 증도의 민박집으로 향했다. 가던 중, 어제 떠나면서 급하게 사진만찍고 나왔던 우전해수욕장을 들러서, 해수욕장 상황을 파악했다. 짚으로 만든 파라솔은 한시간에 5천원이라는 것, 해수욕장의 모래가 아주 곱다는 것... 해수욕장 뒤쪽에 있는 식당, 수영장, 샤워장등의 시설이 어떤지.. 얼마인지 등등... 많은 유익한 정보를 취득하고, 민박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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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은 증도에서 처가식구들과 보낸 민박집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증도에서 첫날을 보내면서도 몇가지 필요한 물건을 우리가 예약한 민박집에서 구매를 했을 정도로 아주 가까웠다. 이 집은 민박과 슈퍼, 식당을 모두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one-stop 서비스가 가능한 그런 집이었다.
우연히도 이모부께서 2년전에 증도로 놀러와서 묶었던 바로 그 집이었다. 이모부가 전화를 하시어, 잘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하루 전날 전했다고 하셨는데... 그 효과는 분명 있었다. 그러나, 냄비하나, 가스버너하나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는 좀 이상한 민박집이었다. 주인은 '여기는 콘도가 아니라 민박집이다'라고 하며, 민박집은 원래 그런게 제공되지 않는다는데... 난 그런 민박집은 경험한적이 없는데... ㅡ.ㅡ;;
여튼, 이것저것 부탁하고, 구매하고 해서.. 무안축제에서 사온 연-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참!! 증도로 들어오는 입구에 '지도'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농협하나로마트가 있어서, 웬만한 것은 거기서 구매해서 들어와야 한다. 다음에 여행할 때도 꼭 잊지말자.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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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닦을 식탁삼아, 종이컵을 그릇삼아 점심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면으로 떼운 우리는... 에어콘을 켜 놓고..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4> 해수욕을 위한 시행착오....
잠시 후, 우리는 증도를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민박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제일가까운 바닷가로 모든 장비를 갖추고 행군(?)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을 바다에 풀어놓고, 햇볕은 막기위해서 차양막과 돗자리도 설치했다. 햇볕은 정말 살인적이었다. 왜 증도에 '염전'을 만들었는지.. 조금은 이해될 정도의 햇볕이었다.
설치를 끝내고, 아이들과 놀기 위해서 나도 바다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헉... 그런데.. 이건 아니잖아... 서해가 물이 탁한 거야 어쩔 수 없다치고... 바닦에 펼쳐진 어두운 색의 흙들은... 백사장의 고운 모래와는 완전히 달랐다. 아니, 이건 흙이 아니라 '뻘' 그자체였다. 걸어서 바다로 가다가... 몇번을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 몸이 무슨 머드팩을 한 것 같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영락없이 머드팩을 한 모습들이었다.
그랬다. 그곳은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해수욕장이 아니었다. 몸에 잔뜩 진흙을 바르고 그 자체를 즐길 준비를 하고 가야하는 그런 해수욕장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있던 곳은 길~게 펼쳐진 (4Km란다) 해수욕장의 한쪽 끝이고, 반대쪽 끝이 민박집 오기전에 들렀던 우전해수욕장이다. 아내는 저~~쪽에 사람이 조금 모여있는 곳까지 가서, 확인을 하고 돌아와 보았지만, 거기도 역시나 이곳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제서야 우리는.. 아~~~ 왜 이 넓은 백사장의 저~~ 한쪽 끝에만 파라솔들이 있고, 그곳만 해수욕장이라고 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ㅡ.ㅡ;; 고민하다가 우리는 그 곳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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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가 다되서 그 곳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건 또 뭔일... 물이 모두 빠져나가서 해수욕을 할 수가 없었다. ㅡ.ㅡ;;; 간만의 차가 어찌나 큰지.. (아니면 물이 얕다는 반증일 수도??) 바닷물에 몸을 담그려면.. 한 1km는 걸어서 나가야 할 정도로.. 물은 저~ 머리로 도망쳐 버려있었다.
다행이, 일요일이어서,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뻘... '백합양식장'이라는 뻘을 무상으로 오픈하여.. 많은 사람들이 뻘에서 조개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물에 제법 많은 조개를 담아서 들고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잘해야 한 두 개의 백합을 손에 들고, 즐기는 모습이었다. 솔이와 소은이는 조개 찾는다고 이리 저리 조금 돌아다녔지만.. 그나마도 금방 양식장에서 사람들을 몰아내는 바람에.. 별로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우전해수욕장의 바닦은 뻘이 아니었다. 색깔은 뻘색이었지만, 모래였다. 결국, 이날 오후는 증도의 해수욕장 답사를 한 셈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다음날 하루종일.. 원 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었었으려니...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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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녁...
우전해수욕장에서 조개잡기를 한 후, 샤워하고, 기념촬영하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는 민박집 식당에서 우럭매운탕으로 했다. 아이들이 먹기에 좀 그래서.. 그랬는지.. 아주머니께서 아이들 먹으라고 계란후라이도 해주셨다. 인심은 좋았다. 그런데.. 가격이 조금 쎘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