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처가)

Day-3 : 상해... 중국의 관문에 가다..

juni87 2010. 5. 16. 15:37


<1> 상해 입성

중국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5년전인가 6년전인가...
중국의 북경엘 가본 적이 있었다.
천안문과 자금성이 있는 그곳에서 중국의 명암을 본 기억이 있다.

배를 타고 중국을 향하는 내 마음은 중국에 대한 선입견이, 아니 북경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상해 관광을 마치고,  아니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가만히 되짚어보면...
그 선입견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해가 준 첫 인상은 강렬했고, 얼마간 내 선입견을 헛갈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8일 여행의 세번째 날이 밝기 전에, 즉.. 해가 뜨기전에 나는 여지없이 눈을 떳고..
캄캄한 내측 선실에서 잠바와 아이폰을 들고 밖으로 탈출했다.
10층 갑판위로 올라와 보니.. 아직 중국도 여명이 트기 전이었다.
그러나, 배는 이미 항저우만을 지나 앙쯔강 하류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 곳은 굳이 여명이, 아니 태양 빛이 필요하지 않았다.

넓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레전드의 양쪽으로 밝은 조명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물론, 그 불빛은 우리가 탄 배를 반기는 불빛이 아니었다.
중국정부에서 유일하게 허락한 중국 무역의 통로라는 상하이...
13억이 만들어 해외로 보내 것, 해외에서 보내져 13억이 쓸 것들이 모두 이 곳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가슴에 와닿는 광경이었다.
끝없이 길게 펼쳐진 조명 아래도, 셀 수 없을 정도의 선박들이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고 있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이고, 카메라를 들고 나오지 않아, 그림을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림으로 본 들 어찌 느낄까 싶은 생각도 든다.


<2> 상해.. 그 웅장함의 경험

잠시 후, 레전드호는 상하이의 심장부에 있는 상하이 항에 도착했다.
기항지 관광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해야 한다.
아침식사를 하러 9층 윈재머카페를 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보게 되는 상하이 중심가의 전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거대한 인공건축물로 이렇게 압도될수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는 광경이다.
얄팍한 사진에 그런 감성을 담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배경으로 찍은 몇장의 사진을 안보일 수도 없는 노릇... ㅎㅎ

0123456

<3> 입국대기... 그 지겨움...

인공물의 장관을 경험하고, 상해에 대한 호기심도 증가되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중국인이 만들어낸 유형적 작품의 모습과
몸으로 겪게되는 중국인의 몸에 베인 무형적 작품(?)의 모습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기항지 관광을 위해서 9시 반 부터 5층에 모여 대기한지 무려 2시간 반이 지나서야,
입국을 허락받을 수가 있었다.
결국, 실제로 중국 상해를 돌아본 시간은 겨우 4시간 정도...가 되고 말았다.

01


<4> 예원

내리자마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현지가이드를 만났다.
참고로, RCI Korea에 직접계약해서 배에 탑승하고, 현지관광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50여명이었고,
이를 두 팀으로 구성해서 각각 한 명씩의 가이드와 함께 현지관광을 진행했다.
우리에게는 행운이었지만, A팀이었던 우리팀의 중국, 일본 가이드들은 모두 재미있고, 배테랑들이었던 반면 B팀은 꼭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상해에서 두 군데를 들르게 되었는데, 첫 관광지는 '예원'이라는 곳이었다.
상하이에서 꽤 오래된, 그리고 유명한 관광지라고 한다.
청나라 때, 상하이 지방의 거부였던 사람이 어머니를 위해서 지은 개인 별장인데...
지금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공원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란다.

01234567

버스를 타고 한 20분 갔을까?, 작은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시키고,
마치 우리나라의 중소도시의 시장과 흡사한 곳을 걸어서 지나, 예원으로 들어갔다.
이 날은 일요일....
그렇잖아도 사람많기로 유명한 중국, 거기서도 가장 사람이 많이 산다는 상하이,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돌아다니는 일요일.... ㅡ.ㅡ;;;
우리나라 서울도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 많은 시간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그런 경우가 즉 이벤트가 있을때 일이고....
이건 좀 사정이 달랐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마치 우리나라의 보신각 종 타종을 하는 1월 1일 새벽에 사람들 이동하는 모습이랄까?

어째튼, 우찌우찌해서.. 예원엘 들어갔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열심히 구경을 했다.
별로 기억에 남는 건 없지만... ㅡ.ㅡ;;; 집이 상당히 컸다는 것...
집 지은 거상이 꽤 효자인가보다 라는 것..
용상을 만들었다가, 역적으로 잡혀가서 죽을 뻔한 것을, 용의 발 생김새가 다르다는 핑계를 대고 겨우 살아났다는 일화...
모자가 상하이 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차를 즐겼다는 전각..
머 대략 그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ㅡ.ㅡ;;
아.. 그리고 정원이 일본식이라는 것과 사용된 돌들이 꽤 특이하고 값비싼 돌이라는 것...
결국 그 부자라는 사람이 상상 이상의 부자였을 것 같다는 것도 가이드가 강조했던 것 같다. ㅎㅎㅎ

01234

예원에서 찍은 인물 사진도...

01234

예원을 나오자, 1시간 가량의 자유시간이 주워졌다.
이 시간에 나는 드디어 카메라용 CF 메모리를 샀다. 8GB짜리를 흥정 끝에 360위안에 구매했다.
이로써, Raw 포맷으로 여행 끝날 때 까지 쓸 수 있는 여유공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예원 근처의 거리는 조금 특이했다.
옛것의 모습을 담은 건축물들이 주변에 즐비했고, KFC, Starbucks 같은 서양 프랜차이즈 상점들도 있는 모습이 독특했다.
식당들도 참 많았는데... 역시 중국 사람들은 기름에 튀긴 음식을 주로 먹어서 인지... 기름에 쩌든 냄새가 온통 거리에서 진동을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좀 역겹다는 느낌이 드는 성격의 냄새도 있었다. 흠흠..

그래도, 중국에 왔으면 중국음식을 맛봐야 하는지라... (대부분의 음식은 만두와 튀김이었다)
과감히 식당엘 들어가 안통하는 말들로 바디랭귀지와 한자를 섞어서 의사소통을 하며 만두 위주의 간단한 식사를 했다.
그리고, 밖에 나와서는 중국 사람들이 길바닦에서 먹고다니던 두부 튀김을 사서 시식도 해 보았다.
맛은... 글쎄...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들 먹기에도 너무 뜨거워서... 쩝...

012345678

<5> 인민광장

예원에서의 짧은 경험을 뒤로하고, 우리는 레전드호가 정박한 부두에서 보이는 인민광장(런민광장)으로 향했다.
당근 내 맘대로 간것은 아니고, 가이드가 잡은 여행 코스이고, 상하이의 명물이라기에 간 곳...
시간도 별로 없었고, 때 마침 오기 시작한 비로 인해... 불과 15분 남짓 머물 수 밖에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장인장모님은 피곤하셨는지, 그냥 버스에 계셨고, 처남과 우리가족만 내려서 잠시 사진만 찍고 다시 버스로 돌아왔다.

0123456

그래도 이 곳이 상하이의 중심지이고, 야경이 수백만불짜리 라고 유명하단다.
전면의 빌딩 중 하나는 층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하나에 수백억원씩하는 아파트라는데...
다 지을때까지 3채만 분양된다고 한다. 너무 비싸서... ㅡ.ㅡ;;
그 중 하나는 NBA에서 지금 날리고 있는 농구스타 야오밍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ㅋㅋ

시간과 날씨가 보탬이 안되서, 짧게 들르고 오게 되었지만,
다음에 상하이를 찾을 때에도 꼭 들를 수 밖에 없는 명물인 것만은 느낄 수 있었다.
휘어지는 양쯔강을 끼고 굽이치듯 지어진 넓은 공간도 그렇고,
1층의 박물관, 지하의 런민광장 지하철 정류장 등...
분명 상하이의 중심가, 1번지라 할 만한 곳이었다.
단, 많은 인파로 항상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가이드의 당부는 다음에도 기억해야 할 듯...


<6> 귀환 & 바이바이 상하이~

이젠 레전드호가 우리집이라는 느낌을 아이들도 가진걸까?
배에와서 마냥 신이난 아이들...
배로 돌아와 11층 바이킹크라운라운지에서 가로오케가 있어,
우연찮게 모두들 모였다.
거기서 녀석들은 여기 저기를 뛰어다니며, 마치 우리집인양 숨바꼭질도 하고 놀았다.

거기서 만난 한국인 웨이트리스는 크루스선 승무원의 고달품을 우리에게 토로했다. 
원래 말이 많은 친구인데... 탁 터놓고 수다를 떨 상대가 부족했는지...
사람도 많지 않은차에... 우리가 있는 곳에 아예 말뚝밖고 서서..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01

그 아가씨의 말에 의하면 선장이 바뀌었고,
바뀌기 전 선장은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사람이었다는데,
바뀐 선장은 꼭 그렇지 않은 사람인것 같았다.
덕분에 백만불짜리라는 상하이의 야경을 볼 수가 있었고, 불량률은 높았지만 사진기에도 몇 장 담을 수가 있었다.

0123456

해가 질 무렵 정박해 있던 상해항의 부두를 출발한 배는 처음에는 거꾸로 진행을 하다가
잠시 후, 강의 중심부에서 두 척의 인도선 도움을 받아 180도 회전을 하였다.
이것도 진 풍경이었다. ㅎㅎ


<7> 저녁식사, 그리고 특별한 자리

이 날 저녁은 정찬이 내키지 않았다.
우선, 상해에서 먹은 튀김, 만두 등의 간식들이 배를 채우고 있었고, 정찬이 아닌 뷔페식 저녁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째튼, 그렇게 저녁을 윈재머카페에서 했다.
밖도 어둡고, 카페의 조명도 어두워서 찍은 사진들이 거의 못쓸 정도로 흔들려서, 생생한 음식들의 사진은 못 남겼다. ㅡ.ㅡ;;
저녁이어서인지, 아침, 점심 보다는 화려한 뷔페식이었다.
맛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우리는 저녁에 윈재머카페를 찾지 않았다.
이유는 Day-2의 기록에서 말한 바와 같다.

0123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은 공연을 관람했다.
4층 선수쪽에 있는 "That's Entertainment"라는 대극장에서는 매일 저녁 한시간 가량의 공연이 두 번씩 진행되었다.
공연을 2회 진행하는 것은 저녁 정찬이 두 번인 것과 연관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쇼의 수준이 그다지 놓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소 지루한 것도 있었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 같다.
참여의 정신을 가지고, 즐기려는 욕구를 극대화 하여 관람하려는 관객의 자세가 요구되는 공연들이라고나 할까...

이 날 저녁에는 그림자쇼와 마술쇼가 있었다. 
마술쇼 보다는 앞에 공연된 그림자쇼가 인상적이었고, 재미도 있었다. 
아이들도 아주 좋아했다. 

공연을 보고 방에가보니, 아이들 방에 수건으로 접힌 토끼가 있었다.
매일매일 저녁에 방에 들어가는 녀석들은 '오늘은 어떤 것이 있을까'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이들과 장인장모님이 투숙하던 방의 룸메이드 웨이터가 너무 아이들을 친절하게 잘 대해주어, 여행내내 고마웠다.

0123

아이들을 재우고, 우리는 배에서 알게된 한 사람을 불러서, 11층에서 칵테일을 한잔씩 했다.
바로 나에게 아이폰 케이블을 빌려준 아가씨였다.
고마운 마음에 칵테일이라도 한 잔 사주어야 할 것 같아서, 시간을 마련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12시경 헤어졌다.

선상신문에 매일매일 지정되는 오늘의 음료를 주문했는데, 물어보니 '오늘의 음료'가 갖는 특전은 가격이 다른 날보다 살짝 싸다는 것.
낮에 만난 웨이트리스에게 주문도 하고, 팁도 약간 주고, 이야기도 하고...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올해 결혼한다던 아이폰케이블빌려준 2510호 아가씨, 결혼해서 좋은 가정 꾸리길 글로라도 바래주어야 할 것 같다. ㅎㅎㅎ

그렇게 레전드호에서의 3번째 밤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