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여행의 시작
나와 아내의 결혼 기념일은 2월 27일이다.
올 해는 11년이 되는 해이다.
솔이의 나이와 같다.
결혼 기념일은 만(滿)의 개념이다보니, 태어나자 마자 1살로 카운트하는 한국식 나이표기법을 따르는 솔이의 나이와 항상 같다.
결혼기념일 여행은 즉흥적인 여행이 아니다.
다른 여행보다도 오래 전 부터 계획되고, 준비된 여행이다.
단점이 있다.
바로 날씨다.
날씨가 안좋다고 취소할 수가 없다.
이번 여행은 기가 막히게 날씨가 우리를 괴롭힌다.
여행 전에 마침 팀 워크샾을 부산의 같은 장소(해운대)에서 해서..
사전답사는 확실하게 다녀온 셈인데..
워크샾 당시의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는데 반해..
우리 가족의 여행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호우주의보가 내리고, 여행내내 궂은 날씨를 보일 것 같다.
떠나기 전부터 여행 내내 올것으로 예측되는 비에 단단히 준비를 했다.
가방도 캐리용이 아닌 배낭을 선택했고,
가방에 넣을 옷도 모두 비닐로 하나하나 포장해서 담았다.
개인용 우산도 작은 것으로 하나씩 준비했다.
Rainy Packing
소은이는 졸업, 솔이는 봄방학이라고.. 매일 아침 9시가 넘어서 일어나곤 했는데..
출발하는 날은.. 녀석들이 알아서 8시 전에 일어났다.
전 날의 협박(?)이 통한 걸까? ㅎㅎ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짜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식사이다.
점심은 부산역 앞 중국인의 거리에서 만두를 먹기로 되어 있었고,
저녁은 달맞이고개에 있는 파전집에서 파전을 먹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점심 저녁이 모두 밥이 아니다 보니.. 아침은 밥을 꼭 먹어야 했다.
그래서, 아내가 선택한 것이 비빔밥.
열심히 비벼서 먹은 ^^ 비빔밥은 여행 첫날 우리가족의 힘이 되었다. ㅎㅎ
<2> 기차타고 부산으로..
차를 몰고 가서, 대전역 앞 사설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부산행 KTX를 탔다.
작년 10월인가... 부산까지 온전한 KTX 노선이 확충되면서..
대전에서 부산까지는 이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대전에서.. 11살, 8살짜리 아이들과 부산여행을 갈 수 있다는 건..
이런 사회적 인프라가 조성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감사해야할 일이다. ㅎㅎ
기차를 기다리는 아이들..
기차에서 녀석들을 조용히 만들 수 있는 킬러앱은 바로 아이패드로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틀 전부터 '몬스터주식회사' 타령을 하던 소은이에게 영화를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솔이도 같이 보더니..
이네, 몇번 본 것이어서 그런지.. 재미없다며 책을 읽는다.
8살에게는 무한 반복이 되어도 재미있지만, 11살에게는 그게 안통하는 영화가 있나보다.
<3> 해운대로..
대전에서 10시 21분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하니 11시 50분경.
점심때가 되었다.
부산은 예상대로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마치 여름 비 처럼...
지난 금요일에 팀원들과 들렀던 중국집까지 가기가 귀찮아서..
대로변에 있는... 하루에 매출이 2천만원이라던 중국집에서 물만두, 군만두, 찐만두, 그리고 짜자면을 시켜서 먹었다.
역시나 짜장면은 좀... 별로였고, 군만두와 찐만두가 괜찮았다.
반면 물만두는 다소 느끼한 면이 있어서.. 꾸역꾸역 먹어야 했다. 흠흠..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는 지하철로 해운대로 이동했다.
"또 타?" 를 연발하며 불평이 가득한 아이들을 달래며.. 지하철을 타고..
40여분을 가서 해운대역에 도착했다.
해운대 국철역 입구로 올라가 잠시 해운대 입구의 경관(?)을 감상하고..
빗속을 뚫고 우리가 묶을 씨클라우드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우리가족 누구라할 것 없이 모두 몸이 흠뻑 젖었다.
다행히.. 예상하고, 각오했기에.. 큰 동요는 없었다. ㅎㅎ
떠나기전에 아이들에게 누누히... "이번 여행은 항상 비에 몸이 젖을 거야~!! 미리 각오하고 있어~!!" 라고 당부를 했던게..
좀 먹힌 듯 싶다.
호텔 체크인을하고..
방에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모습에 아이들은 "우와~"를 연발했다.
23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바다의 모습이 어찌 아이들의 동심을 감동시키지 않으리.. ㅎㅎ
<4> 흙놀이..
잠시 호텔에서 휴식을 하고..
우리는 벡스코로 향했다.
호텔에서 벡스코로 가는 길도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해안가의 비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기에..
버스나 지하철로 가기에는 부담되고..
택시는 없고, 또 있어도 승차를 거부하고..
한 10여분을 헤메이다가.. 겨우 택시를 타고.. 밀리는 차로 인해 두배의 차비를 물고서야 벡스코에 도착했다.
힘들게 벡스코를 찾은 이유는 흙놀이를 하기 위해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인 듯 해서.. 가족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좋아했다.
손에 찰흙이 잔뜩 묻어있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좀 아쉽지만.. 아이들의 추억속에 잘 새겨져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놀이터에서 찰흙 던지기 하는 소은 (from iPhone)
찰흙놀이 후, 원래는 달맞이고개에 가서 파전을 먹으려 했으나,
계속오는 비로.. 식사 후 호텔까지 돌아올 길이 염려되어..
벡스코 옆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오므라이스를 먹는 것으로 급 변경하였다.
저녁 식사 후,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것으로 첫 날의 일과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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