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식사는 삼계탕이었다. 증도로 들어오기 직전, 지도읍에 있는 농협하나로 마트에서 팔던 삼계탕.. 밀폐된 포장으로 모든 재료가 포함된.. 그래서 끓이기만 하면 되는.. 삼계탕.. 그래서 냄비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먹을 수 있었던... 삼계탕.. 가냘픈 영계 두 마리가 우리의 허기진(?)를 조금 채워주었다. 흠흠.. 그러고보니, 불과 이틀전, 증도에서 먹었던 아침도 오골계로 끓인 죽이었다. 쩝... 증도의 아침은 모두 닭이었다. ㅎㅎㅎ
< 해수욕을 하던 날 아침.. 삼계탕 >
<2> 우전 해수욕장
아침을 챙겨먹고.. (사실 나만 챙겨먹은 수준이고, 아이들은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ㅡ.ㅡ;) 우리는 어제의 시행착오 끝이 알게된 우전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여름휴가의 피크인 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주를 막 지나친 첫 월요일이어서였을까? 해수욕장은 생각보다 한가했다.
오전 10시경에 도착을 했는데.. 짚으로된 파라솔 돈 받는 이도 없었다. 우리는 적당한 위치의 파라솔을 하나 점유하고, 짐을 풀고... 물놀이를 시작했다.
잠시 물놀이를 하고 11시가 조금 넘자... 파라솔 관리하는 사람이 와서는, 2시간당 5천원이라며 비용을 청구했다. 5천원짜리가 없어, 만원을 내고, 2시간 있다가 연장할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하자.. 거스름돈이 없다면서 만원에 하루 종일 사용하라고 한다. 의도하지 않은 딜이 되고 말았다. ㅋㅋ
도착한 10시부터 12시 정도까지는 계속 물이 차올랐다. 그리고, 오후부터는 물이 빠르게 빠지기 시작했다. 저녁 6시경이되자.. 어제저녁에 도착했던 것과 같이.. 물은 저~ 멀리까지 빠져있고, 아이들이 조개를 파면서 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 수천평 만들어 졌다. ㅎㅎ 그러나, 불행이도 우리가 물놀이를 한 월요일에는 어제와 같은 행사는 없었다. 일요일 저녁에만 하는 깜짝 이벤트였던 것이다. 쩝...
서해안이다 보니.. 탁한 물 색깔은 어쩔수가 없었다. 단, 더러운 물은 아니라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탁했지만 아이들이 놀기에 아주 적합한 온도였고, 물이 파라솔 바로 앞까지 올라왔을 때 낮은 물 속에 있는 수 많은 작은 물고기들이.. 물이 그리 오염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된다.
안전성도 좋았다. 조금만 멀리 나가면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안전요원들이 계속 모니터를 하고 있어서... 위험한 상황은 별로 없었다. 딱 한 번 빼고는 말이다. 쩝...
아침에 물놀이를 시작하자마자.. 나는 짐을 풀고 있는데.. 아이들 엄마가 아이들을 튜브에 태우고 바다로 나가서.. 조금 놀다가 아이들을 풀어놓고.. 혼자 파라솔로 들어왔다. 조금 있다가 보니.. 파도에 쓸려서 아이들이 점점 바다쪽으로 가고 있었다. 큰 문제는 없어보여서..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보니.. 어느 덧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는 무리와 동떨어져서 계속 멀리가고 있고, 안전요원들이 호루라기를 불어대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잽싸게 뛰어나가서... "솔이야~ 소은아~!! 가만히 있어~~!! 움직이면 안되~~!!"를 몇번이나 외치면서 아이들쪽으로 가서 무사히 데리고 나왔다. 잠시 아찔한 상황이었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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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따로 먹지는 않았다. 전 날 들어오면서 사온 빵, 과자 등 갖가지 군것질거리와, 민박집에서 만들어온 삶은 계란을 비롯한 먹거리들이 가방에 가득 했다. 중간 중간 계속 먹으면서.. 사진도 찍으면서... 시원한 커피도 마시면서... Facebook에 사진도 올리면서... 그야말로 신선 놀음을 하면서 보낸 행복과 편안함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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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해수욕장에는 해변에서 할 수 있는 놀이시설들이 많이 갖추어져 있다. 바나나보트를 비롯해서, 내가 이름을 모르는 제법 많은 해상 스포츠를 돈만 내면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많다. 증도의 우전해수욕장은 그런면에서 보면 좀 개발되지 않은 곳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파라솔과 튜브대여, 샤워장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만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은 자연이 준 것 들 뿐이었다... 간만의 차가 아주 심한 바다가 있었고,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온도와 깊이의, 그리고 탁하지만 건강한 바닷물이 있었고, 추위에 약한 우리 아이들이 추위를 느낄수도 없을 만큼 강렬한 태양이 있었고, 아주 잘 갈아낸 맛소금보다도 부드러운 모래가 있었고, 해수욕이 지루해질 즈음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넓디 넓은 갯뻘을 만들어주는 지혜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족의 가슴속에 무언가를 가득채워주는 넘침이 있었다.
나에게 우전해수욕장은 그런곳으로 오래동안 기억될 것 같다.
<3>
해수욕장에서의 모든 이벤트(?)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는 민박집이 겸하고 있는 식당으로가서 제육볶음을 먹기로 하였다.
식당의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다. 어제먹은 우럭매운탕도 4만원이었는데.. 제육볶음도 무려 3만원이었다. 아이들이 먹기에 좋은 음식은 없었다. 제육볶음도 좀 덜 맵게 해달라고 했음에도 아이들이 먹기에는 좀 매운 편이었다. 그래도, 아주머니가 아이들 먹으라고 이틀연속 계란후라이를 해주셨고, 김도 많이 주셔서.. 아이들이 저녁을 먹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 밥기다리는 소은이의 장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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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식사 - 먹음직 스런 제육볶음 >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우리는 민박집 바로 앞에 있는 엘도라도 리조트를 구경했다. 찍사가 실력이 없어서도 그렇고, 날이 어두워서 사진들이 잘 나온게 없다. ㅡ.ㅡ;;;
증도 도착 첫날 아내와 답사를 할 때와는 다른 코스로 산책을 해보았다. 그다지 크지는 않은 리조트였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불빛이 반짝거리는 전동자전거를 대여해서 탈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을 태워주려 했지만, 가격도 비싸고, 밤이어서 위험할 듯 하여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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