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날 아침...
씻고, 짐정리하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민박집을 나왔다.

일찌감치 집에가서 쉬고싶은 마음에 서둘렀지만,
증도의 명물 중 하나인 짱뚱어다리 옆을 지나다가 잠시 쉬면서 구경을 하고...
증도를 나오던 구역에서 증도의 기념품 1호인 소금을 사러 가려다 태평염전을 들렀다가 오게 되면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다.


<2> 짱뚱어다리

인터넷에서 증도를 찾아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지명이 아래 네 개가 아닐까 싶다.
- 엘도라도 리조트
- 우전해수욕장
- 짱뚱어다리
- 태평염전 (소금박물관)

엘도라도리조트와 우전해수욕장은 경험했지만,
우전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던 짱뚱어다리는 차타고 지나다니면서 창문넘어로 보기만 했지,
실제로 넘어보지는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쳐가야하는 곳이기에,
그냥 갈 수 없어, 잠시 차를 세우고 다리위를 걸어보았다.

<짱뚱어 다리 위의 소은과 나 - 우리 둘이만 반대쪽 끝까지 걸어가보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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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별건 없었다.
넓은 갯뻘위에 나무로 만든,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긴~ 다리가 있다는 것..
아래의 뻘 위에는 수많은 짱뚱어와 농게 들이 살고 있었다는...
뻘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리가 너무 높아서 망원렌즈없이 사진으로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ㅡ.ㅡ;


<3> 태평염전

잠시 다리위의 산책을 마치고, 우리는 증도를 나가기 위한 길을 재촉했다.
증도 입구에 있는 소금판매장에서 어머니가 주문하신 소금만 사서 가려했다.
그러나, 막 매장에 도착하려 하는데, 와이프가 여기까지 왔는데.. 소금박물관 구경은 해야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해서..
핸들을 꺽어 소금박물관이 있는 태평염전으로 향했다.

증도도착 이튿날, 그러니까 토요일아침에.. 인터넷으로 염전체험을 해볼까하여 신청을 해보았지만,
연락이 오질 않아서, 결국 실패를 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체험을 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잘 된 일인 것 같다.
아이들데리고 하기에는 역부족이기도 하고,
그 살이 다 익을 것 같은 태양아래에서 노동을 하는 건... 죽음이라는...
왜 자기돈 내고 그 짓을 하느냐는... 경험자의 말을 비추어 볼 때.. 그렇다. 흠흠..

여튼, 올아오는 길에 들른 태평염전과 소금박물관...
소금을 많이 사면서 예상치 못한 막대한(?) 지출이 있어서 좀 그랬지만..
좋은 구경이었고, 경험이었다.

소금박물관도 나름 괜찮았다. 근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ㅡ.ㅡ;;;
소금박물관 들어가기 전에.. 실제 염전 옆에 있는 '작은 짱뚱어 다리' 같은 곳을 산책한 것이 오히려 좋았고, 사진도 남았다.
짱뚱어 다리가 제법 높아서, 짱뚱어와 농게 들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그 곳은 다리가 아주 낮아서, 녀석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또, 우리가 하는 행동에 녀석들이 반응을 보여서 아이들도 아주 재미있어했다.
입구에 자율적으로 입장료를 내게 만들어 놓은 함도 재미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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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산책한 후, 우리는 소금박물관을 구경했다.
입장료를 받았다. ㅡ.ㅡ;; 그다지 싸지는 않았다. 어른이 4500원인가? 쩝.
여튼, 소금박물관을 구경하고...
태평염전 소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에가서...
어머니 드릴 것, 추석에 교수님 선물, 우리 쓸 것 등... 무려 13만여원을 소금구매에 사용하고..
집으로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4> 정읍 산외마을

4박 5일 중...
증도에 도착하던 첫 날의 날씨는 우중충하고, 강한 소나기가 내리곤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증도에 도착한 시간부터 날이 너무 좋았다.
아니, 햇볕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안좋았다고 해야 하나??
4일째 해수욕 하던 날도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다. 덕분에 살 좀 탔다. ㅡ.ㅡ;;
증도를 떠나던 마지막 날은...
마치 하늘이 우리의 휴가를 위해서 날씨라도 꾸미는 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간간히 내리는 강한 소나기는 우리가 대전을 출발할 때와 유사했다.

어째튼, 내리는 비를 뚫고 돌아가던 중... 길도 잘 못 들어 광주까지 지나면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으로 가게 되었다.

밥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불현듯 떠오른 것이 정읍의 유명하다던 한우마을 이었다.
우리는 시간이 늦었지만 정읍에 있는 산외마을이라는 곳을 네비에 찍고,
돌아돌아 그곳에 도착했다.
정말 거리 전체가 정육점과 식당으로 가득했다.
아무데나 들어가도 맛있다고 하지만... 참으로 어디를 가야할 지 난감했다.
결국 한 군데를 찍고 들어갔으나, 하필 그 집이 그날은 정육점만하고 식당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집 아저씨가 소개시켜준 다른 곳으로 갔다.

등심, 차돌박이, 사시미를 주문하고..
배부르게 먹고 나왔다. 대략 7만원을 썼다.
확실히 쌌다.
그러나, 등심 4장이 들어있던 고기는 좀 문제가 있었다.
제일 위의 고기를 빼고 나머지는 마블링도 그렇고 좀 질겼다.
솔직히 내 기분은 무지하게 나빴지만,
여행 기분 망치지 말자는 와이프 말에 참고 그냥 왔다.
사시미와 차돌박이는 괜찮았다는 생각으로 참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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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에 가서 아무데나 들어가도 맛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잘 골라야 하고, 잘 따져야 한다.

어째튼, 그래도 소고기를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7만원에 해결한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ㅎㅎ


<5> 후기

그렇게 우리의 증도여행은 막을 내린다.
비가오는데 출발해서, 비를 맞으며 돌아온 여행이지만...
뜨거운 여름 태양을 제대로 즐긴 여행이었다.

우리 가족이 흔히 이야기하는 휴가철에 가본 첫 여행이었다.
사람이 많아서 시간을 회피하곤 했던 나의 여행습관 때문이었는데...
많은 사람으로 인한 불편을 회피하는 방법에 시간의 이질성 이외에 장소의 이질성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하게 하고..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게 해준 여행이 되었다.

나의 이런 느낌과 만족감을 아이들도 느꼈을까?
나중에라도 이 글을 보면서 우리 솔이와 소은이도 좋은 느낌의 기억으로 되새기길 바래본다.
by juni87 2010. 9. 5. 13:30